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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유령'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2.21 [2010.2.21.일] 샤롯데 씨어터의 오페라의 유령

내 인생 처음으로 극장에서 보는 뮤지컬이었다.
영화야 영화관에 매주가서 보다시피 하지만 뮤지컬은 나에게 따분한 옛날 이야기 같았다.
대학교 2학년 때 메가박스에서 영화로 봤던 오페라의 유령 또한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보는 내내 졸음과의 사투였다. 변명같지만 나뿐만이 아니라 같이 갔던 동아리 친구들 5명중
제대로 끝까지 본건 여자애 1명뿐이었다. 나도 비몽사몽간에 보기는 다봤지만 시끄럽기만
하고 재밌는지 재미없는지도 알기 힘든 영화였다.(지루했던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벌써 6년만에 뮤지컬로 보게 된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평가는 알 수 없는 영화에서
볼만한 뮤지컬 정도로 상향조정됐다.
사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던 터라 초반의 크리스틴의 인생역전은 그다지 흥미롭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뮤지컬을 보여준 동생의 말로는 우리나라에 오페라의 유령이 들어왔을 때
처음 크리스틴 역을 맡은 관록있는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노래도 잘하고 특히 처연한 연기가 최고였다. 전에는 그냥  보고 넘어갔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또 연기가 색다르게 보였다. 확실히 노래를 잘부르는 것 같았다. 모든
뮤지컬 배우들이 그렇지만 그렇게 큰 동작을 하면서도 전혀 흔들림 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다시 내용으로 돌아와서 크리스틴에 집착하는 스토커 1 팬텀과 어렸을 때 같이 놀던 크리스틴을
잊지 못하는 스토커 2 라울...결국 둘다 크리스틴에게 집착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괴물의 외모를 지녔지만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팬텀이 크리스틴의 능력을 일깨워주고 가꿔주며
크리스틴을 스타로 만들어주었다면, 라울은 뛰어난 외모와 재력을 가지고 크리스틴을 후원해
주고 사랑해주었다. 둘다 크리스틴에게는 차고 넘치는 것을 베풀어주었음은 확실하다.
비록 팬텀의 집착은 크리스틴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지만 결국 팬텀은 크리스틴을 라울에게로
돌려보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이 행복하게 해주지 못함을 알고 집착을
포기하고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돌려보내주는 그의 모습이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하지만 쓸쓸해보였다....ㅠㅠ 크흑...팬텀...ㅠㅠ)

오페라의 유령은 많은 시간이 흘러오는 동안 명작으로 인정받고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내가
보던 때에는 초등학생부터 외국인,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사람이 있었다.)
사랑받는 뮤지컬이다. 난 이걸로 책, 영화에 이어 3번째로 접한 오페라의 유령이었지만 역시
생음악과 배우들의 절절한 연기를 직접 눈으로 보니 책에서 내가 직접 상상해야 했던 오페라의 유령과
달랐고, 영화에서 길게만 느껴졌던 오페라의 유령과도 달랐다. 내 눈앞에서 오페라의 유령이
무대장치를 이용해서 이곳저곳에서 나타나서 사라지는 것을 보니 지루하지도 않았고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감정도 더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샤롯데 시어터는 꼭 대학교 소극장처럼 생겨서
좀 작고 의자도 다리가 긴사람한텐 좀 불편하게 느껴질정도로 따닥따닥 붙어있었다. 하지만 귀바로 옆에서
울리는 듯한 음향효과와 유령을 이곳저곳으로 옮겨주고, 떨어져내리는 샹들리에들은 조금의 불편함쯤은
금새 잊어버리고 뮤지컬에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했다.

처음 본 뮤지컬은 생음악의 웅장함과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한 경험이었다. 비싼 돈주고
뮤지컬을 보여준 동생에게 감사하며 다음에는 내돈으로 보여줘야 될 것 같다.
Posted by 그림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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