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결말을 보고 처음엔 욕할뻔 했지만 생각해보니 이런 시간여행 영화는 결국 타임 패러독스가 나타나게 되면 비슷한 결말로 정형화 되는것을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해 할 수는 있지만 영화 '타임패러독스'에 비하면 좀 아쉽다.
결국 과거를 바꾼 것조차 이미 고정된 미래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소재로 이용한 '타임패러독스'가 '트라이앵글'과 비슷하다면 이 영화는 시간 여행을 통해 일어나는 나비효과에 관한 이야기라서 영화 '나비효과'와 비슷하다.
다만 크로니클의 파운드푸티지 형식의 페이크 다큐형식을 빌려서 마치 실제 있었던 이야기 같은 사실감을 살렸다.
일반적으로 과거를 통째로 바꾸면 자기가 바꾼 사실조차 모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는 파운드푸티지 형식이라 자신들의 행적이 기록된 카메라가 바뀐 세계의 자신들에게 이야기를 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이제 그 중요한 역할을 이용해서 뭔가 해나가야 할 것 같은데 갑작스럽게 끝나는게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다들 결말이 급하게 마무리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평가가 나오는게 그 때문이다.
크로니클의 촬영기법인 파운드 푸티지 형식이고 주인공들의 나이대와 초능력을 자신들을 위해 쓰던 것까지 빼닮았다. 주인공들의 나이대가 10대라서 그런지 일반적인 시간여행 영화와는 다르게 영화내내 밝고 하이틴 드라마 같은 느낌이 난다.
타임머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자신들 개인적인 일을 위해 쓴다. 내 생각으론 이런 것이 오히려 일반인들의 모습처럼 현실적이고, 이런 페이크다큐형식의 영화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아쉬운점은 크로니클처럼 그것을 끝까지 유지 했어야했는데 갑자기 남들을 위해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 물론 원인은 자기가 타임슬립 규칙을 만들고 스스로 어긴 주인공에게 있지만 그는 자신을 위해 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따랐다.
갑자기 다른 친구들이 시간여행의 나비효과로 발생한 반친구들의 불행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써왔던것과는 너무 다른 전개였다. 물론 그렇게 했다면 영화를 이어나가고 마무리짓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타임 패러독스로 이야기가 반전되는 계기가 필요했다지만 "종말이 오기전에 사랑을 하고 싶어"라고 고백하는 여주인공에게 "난 종말이 오기전에 스카이다이빙을 해보고 싶어"라는 대답을 하는 주인공을 보고 황당해서 헛웃음이 나왔다.
영화보는 관객들도 그 장면에서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결국 주인공의 사랑찾기로 나비효과가 시작되고 이야기가 반전되지만 이런 계기는 너무 작위적이지 않았나싶다. 진짜 저 장면에서 그렇게 될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든 생각은 주피터 어센딩처럼 평범한 영화였지만 제시와 크리스티나가 십대 답게 상큼 발랄하고 예뻤던게 볼만 했던 영화였다.
크리스티나 역의 버지니아 가드너
제시 역의 소피아 블랙 디엘리아
사실 영화에선 여동생인 크리스티나가 여주인공인 제시보다 예쁘게 나온다.
지금 포털 사이트 평가나 댓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카메라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어지럽기만한 핸드헬드기법을 왜 사용했냐는 글들이 많아서 나름대로 제가 생각한 것을 적어보겠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일뿐 감독의 의도 같은 것은 저로서는 알 수가 없네요.)
일단 이 핸드헬드 촬영기법을 사용한 카메라를 이 영화에선 주인공들이 사용을 합니다. 보통 REC나 클로버 필드, 크로니클 같은 이런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영화에선 이 카메라를 찍었던 주인공들이 아닌 다른 제 3자에게 전해진 것처럼 관객들이 주인공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알게 되는 것인데요.
이 영화에선 결국 자신들이 모든 것을 기록해 둔 카메라가 바꾼 미래의 자신들에게 보내져서 자신들이 했던 일들을 주인공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일반적인 시간여행 영화의 경우 이렇게 맨처음으로 돌아가서 원인을 없애거나 하면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관련 기억이 사라지고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에필로그 형식으로 보여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자신들이 과거에 뭔가를 바꿨다는 것을 주인공들이 확실히 인식을 합니다.
그런데 그 좋은 계기를 만들어 놓고 어이없이 제시한테 우리가 미래를 바꿨다고 한마디 달랑 말하고 끝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뒤에 뭔가 더 나올 것 같은데 갑자기 끊어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