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영화는 기존의 비슷한 재난 생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인 헝거게임, 다이버전트,
호스트등과 다르게 남자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소설의 작가도 남자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다른 것들과 달리 남성 독자들이나 관객들에게 흥미를 일으킬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제가 읽을 때도 캣니스 때문에 2부까지 보고 포기한 헝거게임이나 영화랑 다르게 소설은
볼만했지만 역시나 여주인공이 문제였던 다이버전트, 이게 뭔가 싶은 호스트와 다르게 줄곧 재밌게
봤습니다.
메이즈러너는 소설 원작이라서 그런지 기초 설정 몇 가지랑 소재 몇가지 빼고는 거의 다원작 소설 그대로 재현되었다고 봅니다. 주인공들의 생활공간인 공터에서의 생활묘사도 좋았고
특히 그 거대한 미로는 소설을 보고 상상했던 것 그대로 표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굉장히 잘 표현됐습니다. 감독이 가능한 원작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고생한 흔적이 보입니다.
아쉬운 것은 런닝타임 때문인지 메이즈러너들의 존재 의미가 공터인들보다 그다지 크게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바뀐 것 중에 하나가 메이즈 러너의 중요성인데 영화에서는 패스워드가 너무 간단한 숫자로
나오는 것입니다. 덕분에 메이즈러너들의 존재가 쓰잘데없는 것으로 나오지만 원작에서는 몇 달에
걸친 8구역 미로 지도를 모아 겹쳐야지만 한 글자가 만들어지고 그런 글자 6개를 찾아야합니다.
그래서 지도도 중요하지만 기억과 기록으로서의 러너의 존재가 중요성을 가집니다.
하지만 숫자로 바꾼 덕분에 진행이 빨라져서 영화 한편의 런닝타임안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텔레파시능력인데 이게 1편 메이즈 러너에서는 그냥 두사람의
관계와 특별함을 부여하는 정도지만 2부에 가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나 주인공의 심경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지 걱정됩니다. 3부쯤 가면 의미없어지지만 2부에서는
중요한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러 간 것은 소설이 재밌었기도 했지만 '민호'역의 한국인 배우 '기홍 리'를
보러간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미드 '나인 라이브즈 오브 클로이 킹'을 볼 때 주인공 친구의 남친으로
우스꽝스러운 코믹연기를 하던 소년이 어떤 연기를 할지 궁금해서입니다. 왜냐하면 이 '민호'역이
소설에서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과 비견된다고 보면됩니다. 한인으로서 이런
역할을 맡은게 왠지 모르게 기대되기도 합니다.
민호는 2부(스코치 트라이얼)부터는 이 생존자일행의 대장으로 추대되고 그 역할을 굉장히 잘 해냅니다.
주인공이 자기변명과 호기심으로 온갖 위험을 자초하며 일행을 위험으로 빠뜨릴 때마다 모든 위험을
헤치며 앞장서서 일행을 생존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냅니다. 이런 민호와
비교되다보니 주인공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인물로 보입니다.(저에게는)
'민호'는 주인공과 함께 미로에서부터 마지막 보호구역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같이 하고 결국 끝에
살아남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주인공을 수도없이 생명의 위험에도 구해줬고 다른 일행들도 결국엔
죽었지만 여러번 구해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보호구역에 가서도 모두를 이끄는 대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갤리나 프라이팬도 결국 마지막까지 살긴 하는 것 같지만 중간에 빠졌다가 다시 들어오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일행이라고 하긴 힘든 것 같습니다.) 이 둘을 제외하고 메이즈러너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죽지만 주인공역의 딜런 오브라이언보다 커리어 있는 배우인 토마스 생스터나 카야 스코델라리오가
나오는 것을 보면 영화에선 이 둘이 살게 되고 다른 인물들이 죽게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민호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주인공은 치료제를 찾기위해 '사악'에서 일하며 미로를 창조한 창조자들이 죽고난 후 테리사를 비롯한
2명의 천재아이들과 같이 미로의 실험을 계속해온 인물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열정적으로 치료제를 찾는
의지를 가져서 '사악'에서도 유명할 정도고 실제로 사악의 간부들을 직접 데려와서 치료제를 찾는
계획에 동참시킨 인물입니다. 미로 실험과 초열 시련을 비롯한 치료제 계획의 초창기부터 계획 수립을
도왔고 창조자들이 죽은 후에는 직접 계획을 실행하던 인물입니다. 그리고 현재 사악에서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는 인물들은 주인공이 사악에 일하던 시절 데려온 인물들입니다.
이런 주인공이 기억을 지우고 미로에 들어간 후에는 자기도 기억을 지워버리고 미로에 들어왔으니 너희와
똑같다고 합니다. 자기가 그렇게 말할 정도로 자기도 기억하는 것이 별것 없으면서도 자기 마음대로 미로로
들어가려다 다른 공터인들에게 제지 당하고는 자기 목숨 구해준지는 모르고 자기한테 막대한다고 징징대고,
마치 자기는 뭔가 다른 것처럼 온갖 곳을 들쑤시더니 일행들을 수없이 위험에 빠뜨리고 그와중에 자기는 제일
기대되는 실험체라서 온갖 위험에도 '사악'에 의해 특별대우 받으면서 생존합니다.
배경 : 소설의 배경은 태양의 플레어가 터지면서 그 여파로 지구의 적도지방이 완전히 타버리고
그 주변은 사막화됩니다. 그리고 그 곳을 중심으로 알수없는 플레어병이라는 것이 퍼져나갑니다.
초기, 중기, 종점으로 나뉘는데 공기전염이고 뇌를 장악하는 치매+좀비라고 보면 됩니다. 살아있으나
좀비처럼 인간임을 잊고 생물을 먹거나 공격합니다. 하지만 살아있기에 좀비와 달리 죽이면 끝입니다.
극소수로 일시적이나마 친인을 만나면 기억을 되찾기는 하지만 말그대로 일시적입니다. 플레어병에
걸린 이들을 '광인'이라고 부릅니다.
면역인 : 세대가 지나면서 면역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아예 안걸리는게 아니라 걸려도 뇌가
잠식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일행은 이런 면역인들로 '사악'이라는 집단에 의해 면역인들이
면역인 이유를 실험하기위해 불특정 변수와 환경으로 가득찬 실험장으로 던져지고 그들의 뇌에 기록된
칩으로 그들의 뇌는 모든 상황에서 스캔되어 기록됩니다.
사악 : 세계의 참사 : '위험지역 한정실험 관리과'의 앞글자만 딴 약자(ㅅ, ㅏ, ㅇ, ㅏ, ㄱ). 플레어병의 상황을
극복하고자 세계정부와 과학자, 기업들이 모여 '사악'이라는 연합회사를 만듭니다. 온갖 자본과 가장 뛰어나다는
인간들만 모인 집단이라 기존의 인간들은 상상할 수 없던 자본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제 : 이 영화에선 잘 안나오지만 소설 전체의 주제는 소설 인물이 말하는 대사 중에 나오는 "소수의 생존을
위한 다수의 희생은 옳은가?", "목적이 선이라면 수단은 묵인될 수 있는가?" 입니다.
이 소설에서 '사악은 선이다'라고 자꾸 나오는 것이랑 영화에서 wicked is good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목적이 선이라면 수단은 묵인될 수 있는가? 와 연관되어 있는 말입니다.
"소수의 생존을 위한 다수의 희생은 옳은가?"는 '사악'을 비롯한 주인공이 소수의 생존을 위한 다수의
희생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대다수의 인류를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를 찾기위해 소수의 면역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자행하는 행동과 연관되어 있는 말입니다.
주인공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때는 다수를 위해서라면 소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며 면역인대상 실험을
자행하지만 막상 자신의 기억을 제거하고나서 미로에 들어와 실험당하고 마지막엔 자신의 뇌가 필요하다고 하자
(자기와 일했던)'사악'에게 복수하겠다며 (자기는 세뇌당한게 틀림없다고 변명하며) 그들을 무너뜨려버리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러니 이런 주인공에게 감화되어 사악에 들어와 일을 하고 있는 간부들이
얼마나 어이가 없겠습니까? 자기가 제일 열정적으로 계획부터 실험까지 다 해놓고 자기가 하라는대로 했더니
이제와서 자기는 그런적 없고 당신들이 나를 세뇌시켰다고 말하며 말도 듣지 않으려고 하고 통제도 안되서
기억을 되살려주려고 했더니 그것도 필요없다고 도망쳐버리니 기가 막힐 지경이겠지요. 답답해 죽으려고 하던
간부들의 심정이 이해가는 상황이 3부(데스큐어)에서 여러번 나옵니다.
이런 주인공 덕택에 결국엔 아직 살아있는 모든 인류를 위한 치료제의 개발이 불가능하게 되어 인류는 병에
방치되고 소수의 생존자는 남아있지만 시한부나 다름없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을 비롯한 200여명의
면역인들만이 '사악'이 비상대책으로 마련해둔 비밀보호구역에 정착하게 됩니다. (다수를 위한 소의 희생을
행했던 주인공이 자신에게 일이 벌어지자 소를 위해 다수를 희생하는 행동을 합니다.)